국지전 이후 되레 오른 니프티…전쟁 공포보다 강한 ‘시장 논리’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면, 일반적인 기대는 '증시 하락'이다. 전쟁 우려는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외국인 투자 자금을 빠져나가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있었던 인도-파키스탄 간 국지전 이후, 인도 대표지수인 니프티50은 오히려 상승했다. 도대체 왜 이런 반응이 나왔을까?
1. '단기 충돌'에 그쳤다는 안도감
무력 충돌은 있었지만, 양국 모두 전면전 확산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점이 시장의 해석에 큰 영향을 줬다. 인도는 대응 차원에서 군사 작전을 단행했으나, 이를 신속히 종료했고, 파키스탄 역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은 이를 "정치적 메시지 전달용" 국지전으로 해석했고, 확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증시는 미래의 리스크에 반응한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일시적인 충격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군사적 이벤트가 ‘예상보다 제한적’일 경우, 투자자들은 빠르게 리스크를 할인하고 반등을 모색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니프티 상승도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했다.
2. "강한 인도" 이미지, 국내 정치에 긍정
모디 총리 정부는 강경 대응을 통해 정치적으로 주도권을 강화했다. 특히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보수적인 유권자 기반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컸다. 국내 정치 안정을 반영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책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게 평가했다.
이는 금융시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그널이다. 정권의 안정성은 향후 재정정책, 산업정책의 일관성과 연결되고, 이는 기업 실적 개선 및 경제 성장률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이번 국지전 이후 ‘모디 정부의 지지율 강화 → 정책 연속성 기대 → 증시 긍정적’이라는 도식이 작동한 셈이다.
3. 강한 내수와 외국인 매수세 회복
인도 경제는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르게 회복 중인 신흥국 중 하나다. GDP 성장률은 7%대를 유지하고 있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도 모두 확장 국면에 머물고 있다. 전쟁 우려가 채 가시기도 전에, 시장은 곧바로 기본 펀더멘털에 주목했다. 특히 인도의 대내 소비와 인프라 투자 기대감은 여전히 강하다.
게다가 충돌 직후 외국인 투자자(FII)의 이탈이 생각보다 작았다. 오히려 일부는 하락 시 매수 기회로 보고 재진입했다. 이는 인도 증시가 ‘전쟁 리스크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을 어느 정도 증명했다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
4. 과거 사례에 따른 '전쟁 후 반등' 기대감
인도 증시는 과거에도 국지전 이후 반등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대표적으로 2016년 우르리 테러 이후 '서지컬 스트라이크'가 있었지만, 니프티 지수는 단기간 조정을 거친 후 빠르게 회복했다. 투자자들은 이미 “충돌은 단기 이벤트, 인도는 회복력 강한 시장”이라는 학습효과를 내재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증시에서 ‘전쟁=매도’ 공식이 깨지고 있는 흐름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 등 여러 지정학적 이벤트 이후에도 많은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거나 상승세를 이어간 전례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도 과거보다 훨씬 단련되었다는 분석이다.
마무리하며
니프티 지수의 상승은 단순히 ‘전쟁이 끝나서’가 아니라, 그 속에 깔린 정치적, 경제적, 심리적 요인들이 절묘하게 맞물린 결과다. 결국 시장은 언제나 ‘불확실성 해소’에 반응한다. 국지전은 짧았고, 정책은 지속되며, 경제는 버텼고, 투자심리는 회복됐다. 그래서 니프티는 오를 수 있었다.